법률신문은 김국현 서울행정법원장의 '일반행정판례읽기' 연재를 시작합니다. 판례공보에 실린 일반행정판례를 대상으로 합니다. 법령명은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의 약칭을 사용하고, 판례의 취지를 이해하기 쉽도록 요약해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판례 원문은 판례공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5. 1. 9. 선고 2019두35763 판결 정보비공개처분취소등

원고(상고인) vs. 대통령기록관장(피상고인)

대통령지정기록물 정보공개사건

지정행위의 위법 여부에 대한 사법심사 및 심사방법

□ 사안 개요

원고, 2017. 5. 8. “황교안 권한대행이 보호기간을 정하여 국가기록원에 이관한 ‘대통령지정기록물’ 중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 4. 16. 대통령비서실, 경호실, 국가안보실에서 승객 구조를 위한 공무 수행을 위하여 생산하거나 접수한 문서의 목록(이 건 정보)” 공개청구

피고 2017. 5. 22. 대통령기록물법 17조에 따라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되었으므로, ‘정보공개법 9조 1항 1호의 비공개대상’이라는 이유로 비공개결정(이 건 처분)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비공개대상 정보) ①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는 공개 대상이 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정보는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

1. 다른 법률 또는 법률에서 위임한 명령(국회규칙·대법원규칙·헌법재판소규칙·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대통령령 및 조례로 한정한다)에 따라 비밀이나 비공개 사항으로 규정된 정보

제20조(행정소송) ② 재판장은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당사자를 참여시키지 아니하고 제출된 공개청구 정보를 비공개로 열람·심사할 수 있다.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제16조(공개) ① 대통령기록물은 공개함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에 해당하는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경우에는 이를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

제17조(대통령지정기록물의 보호) ① 대통령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대통령기록물(이하 “대통령지정기록물”이라 한다)에 대하여 열람·사본제작 등을 허용하지 아니하거나 자료제출의 요구에 응하지 아니할 수 있는 기간(이하 “보호기간”이라 한다)을 따로 정할 수 있다.

④ 보호기간 중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 한하여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열람, 사본제작 및 자료제출을 허용하며, 다른 법률에 따른 자료제출의 요구 대상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1.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의결이 이루어진 경우

2. 관할 고등법원장이 해당 대통령지정기록물이 중요한 증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발부한 영장이 제시된 경우.

3. (생략)

□ 원심(청구 기각)

이 사건 정보는 보호기간을 정하여 국가기록원에 이관된 ‘대통령지정기록물’임을 전제로 하고, 대통령기록물법 17조 4항이 정한 예외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대통령기록물의 일반적인 관리업무 권한만 있을 뿐 지정과 관련하여 어떠한 권한도 없고, 그 지정행위에 관여한 바도 없는 피고에게 지정행위의 유무효 또는 적법 여부를 스스로 판단하여 공개 여부를 결정할 것을 요구할 수 없고, 증명책임도 없다.

□ 대법원(파기환송)

대통령의 대통령지정기록물 보호기간 설정행위는 대통령기록물법에서 정한 절차와 요건을 준수하여야만 비로소 적법하게 효력을 갖게 되는 것이므로, 보호기간 설정행위의 효력 유무에 대한 사법심사가 대통령기록물법 의해 배제된다고 볼 수 없다.

정보공개 거부처분을 다투는 항고소송에서 해당 정보를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하여 보호기간을 정한 행위의 적법성을 심사하기 위하여 정보공개법 20조 2항에 따라 비공개 열람·심사가 이루어지는 경우, 행정청은 대통령기록물법 17조 4항을 근거로 자료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

다만 같은 조항의 취지를 고려할 때, 법원으로서는 우선 피고로 하여금 다툼의 대상이 되는 정보의 유형, 해당 정보를 대통령기록물로 보호기간을 정한 절차 및 그 실질적인 이유, 이를 공개하지 않는 사유, 동종의 정보에 대하여 보호기간을 정한 사례의 유무 등의 간접사실에 의하여 해당 정보에 적법하게 보호기간이 정해졌는지를 증명하도록 하여야 한다.

법원은 피고가 제출한 간접사실만으로는 그 증명이 충분하지 않아 보호기간을 정한 행위의 적법성을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비로소 정보공개법 20조 2항에 따라 피고로 하여금 다툼의 대상이 되는 정보를 제출하도록 하여 비공개 열람·심사를 진행할 수 있다.

원심은 이 사건 정보가 대통령기록물법 17조 1항 각호 중 어느 사유에 해당하는지 구체적으로 석명하고, 이 사건 정보가 적법하게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되고 보호기간이 정해졌는지에 관한 심리를 거쳐 판단하였어야 한다.

원심 판단에는 대통령지정기록물 지정행위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을 누락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대법원 2025. 1. 23. 선고 2024두3356 판결 불문경고처분취소법

원고(상고인) vs. 경기도북부경찰청장(피상고인)

가정폭력 사건으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의 조치의무

□ 사안의 개요

소외1, 2021. 8. 14. 04:28경 파출소에 ‘동거남과 시비’ 신고. 접수한 경위 소외2 사건종별을 ‘가정폭력’이 아닌 ‘시비’로 입력.

원고와 소외3(순찰1팀) 04:32경 현장(주거지. 2018~2020. 가정폭력 재발우려가정 지정 후 해제된 상태) 출동(1차). 소외1의 동거남 퇴거 요구에, 동거남은 폭행 사실 부인, 소외1의 상처나 기물 파손 등 미발생 확인. 동거남 데리고 나와 행정복지센터 쉼터 앞에 내려주고 “술 깨고 들어가라” 하고 복귀.

소외1 05:48 동거남이 다시 왔다며 신고. 원고와 소외3 출동(2차), 출입문 계단의 동거남 발견, 현관문 두드리고 소외1 통화 시도했으나 연락되지 않아, 동거남에게 “술 깨고 들어가라”고 주의 후 복귀.

원고와 소외3. 소외1의 신고전화로 06:01경 다시 출동(3차). 문 앞의 동거남을 발견하여 주의주고 복귀. 소외3 112시스템에 사건종별 ‘시비’로 입력.

소외1 05:57경, 06:03경 파출소에 출동 경찰관과 통화하고 싶다며 전화, 원고등 복귀 후 06:10경 다시 전화. 원고, “동거남 집 밖에서 자도록 조치하였으니 문단속 철저히 하고, 다시 찾아오면 신고하라”고 상담·안내.

07:20경 순찰2팀과 근무교대. 업무 인계서에 팀장인 경감 소외5, 소외1의 신고 전화 내용을 ‘중요 취급사항 및 조치 필요사항’으로 기재하지 아니함.

소외1 07:20경, 07:23경, 07:29경 다시 신고, 2팀 소외6, 7 출동. 동거남 주민과 담소 목격, 소외1 창문으로 안전 확인 후 복귀.

07:47 신고로 소외6,7 다시 출동. 동거남에 ‘범칙금 경고’ 후 복귀.

08:23 “동거남 왜 데려가지 않느냐” 문의에 소외8 ‘문 열어주지 말라’ 상담.

08:47 ‘폭행으로 치고 체포’ 요청. 소외9 ‘허위로 접수거부’ 안내.

동거남 08:54경 안방 철조망 뜯고 들어갔다 나오고, 09:10경 주거지 들어가 소외1과 술 마셨고, 09:20경 문 열어주지 않았다고 화가 나 얼굴 부위 폭행. 소외1 9:28경 파출소에 다시 전화하여 횡설수설, 전화 끊고 그 후 사망.

동거남. 2021. 11. 10. 고양지원에서 상해치사죄로 징역 5년 선고받고 확정

피고. ‘112 신고 관련 현장 출동, 위험성 조사표 미 작성, 신고 종별 미 정정 등 관계지침에 따른 적절한 조치 미 이행으로 직무 태만, 국가공무원법 56조의 성실의무 위반’ 견책 징계처분(소청위에서 불문경고로 감경).

□ 대법원(상고기각)

신고접수 당시 가정폭력 해당 여부가 명확하지 않았더라도, 현장 출동 조사 후 가정폭력 사건이 확인되면 사건종별 코드를 ‘가정폭력’으로 변경하여야(원칙적으로 가정폭력 위험성 조사표 작성도 하여야)한다.

원고와 소외3, 세 차례의 현장출동으로 ‘가정폭력’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고, 소외1과 동거남 사이의 다툼이 가정폭력범죄로 이어질 위험성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가정폭력 위험성 조사표를 작성하지 않고 사건종별도 ‘가정폭력’으로 정정하지 아니함. 성실의무 위반에 해당한다.

대법원 2025. 1. 23. 선고 2024두55006 판결 지구지정처분취소

원고1,2, 보조참가(상고인) vs. 군포시장(피상고인), 보조참가.

□ 사안의 개요

군포시 일원의 토지 등 소유자들의 가칭 ‘00 재개발 준비위(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2020. 1. 16. 그 일원 4만8954제곱미터(㎡) 정비구역 입안제안(1제안)

피고, 2020. 7. 21. ‘정비사업 필요성 인정되니 정비계획안 제출 시 반영 여부 재검토 예정’ 취지로 통보

준비위. 2020. 11. 9. 보완사항에 따라 준주거지 9185㎡ 포함하여 입안제안(2제안)

피고. 2021. 2. 23. 2제안 대상토지 건축허가제한 변경고시, 4. 21. 도시계획위 자문, 8. 2. - 9. 4. 주민공람, 9. 7. 시의회 의견청취, 11. 9. 도시경관공동위 심의 거침

피고. 2021. 12. 30. 2제안 대상토지에 관하여 정비계획 결정 및 정비구역 지정·고시(구 도시정비법 16조). 지형도면 고시(이 건 처분)

원고들 및 원고보조참가인. 준주거지 토지 등 소유자.

□ 대법원(상고기각)

구 도시정비법 제15조 제1항은 “정비계획의 입안권자는 정비계획을 입안하거나 변경하려면 주민에게 서면으로 통보한 후 주민설명회 및 30일 이상 주민에게 공람하여 의견을 들어야 하며, 제시된 의견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면 이를 정비계획에 반영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주민설명회는 도시정비사업 등 공공사업에서 주민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진행되는 것으로, 주민설명회가 실질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상당한 방법으로 고지되면 족하다.

당시 코로나19로 거리두기 조치가 시행되고 있어, 피고가 시청 홈페이지에 줌, 유튜브를 통한 온라인 방식의 주민설명회를 실시하고, 그 영상을 게시한다는 점과 주민설명회의 일시, 장소 및 접속방법 등을 자세히 안내하였다면, 구 도시정비법 15조 1항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본 원심 판단을 수긍한다.

구 도시정비법 제4조 제1항은 ‘시장 등은 관할 구역에 대하여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을 10년 단위로 수립하여야 한다. 다만, 도지사가 대도시(인구 50만 명 이상인 시)가 아닌 시로서 기본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하는 시에 대하여는 기본계획을 수립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7조 제2항은 ‘대도시의 시장이 아닌 시장은 기본계획을 수립하거나 변경하려면 도지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다만 제1항 단서에 해당하는 변경의 경우(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미한 사항을 변경하는 경우)에는 도지사의 승인을 받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기본계획의 수립권자는 원칙적으로 기본계획을 수립하여야 하나, 예외적으로 대도시가 아닌 시, 즉 인구 50만 명 미만의 시로서 도지사가 기본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하는 시에 대하여는 기본계획을 수립하지 않을 수 있다.

이는 인구 50만 명 미만의 시는 주택재개발사업 또는 주택재건축사업의 수요가 많지 아니한 점을 고려하여 기본계획을 수립하지 않고도 정비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계획수립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하는 데에 그 입법취지가 있다.

따라서 기본계획의 수립의무가 없는 대도시가 아닌 시의 시장은 도지사의 승인을 받아 기본계획을 수립한 경우가 아니라면 기본계획 수립 없이 곧바로 정비계획을 입안하고 결정하여 정비구역을 지정할 수 있다.

구 도시정비법 제8조 제2항은 천재지변 등 불가피한 사유로 긴급하게 정비사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때 기본계획을 수립하거나 변경하지 않고 정비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기본계획의 수립을 전제로 정비구역이 지정되는 관할 구역에서의 기본계획 수립·변경에 관한 예외를 규정한 것이다.

이를 기본계획의 수립의무가 배제되는 시에서의 정비구역 지정이 구 도시정비법 제8조 제2항에서 정한 예외적인 사유가 인정되는 때에만 기본계획의 수립 없이 가능하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경기도가 ‘도지사가 기본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하는 시’를 ‘인구 50만 명 미만의 시’로 정하고 있고, 군포시는 인구 50만 명 미만인 시이다. 군포시장인 피고는 기본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정비구역을 지정할 수 있다고 본 원심 판단을 수긍한다.

김국현 서울행정법원장

김국현 법원장은…
안동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법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1992년 제3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그는 1995년 3월 대전지법 판사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판사·부장판사·수석부장판사 등을 지냈고, 2024년 2월부터 서울행정법원장으로 재직 중입니다. 2006~2009년, 2012년엔 대법원 재판연구관(헌법행정조),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근무했습니다.
한국행정법학회 부회장과 한국행정판례연구회 부회장을 역임했습니다.

이름

경력

현직장

출신학교

현재직종

시험종류 및 회수

사법연수원 기수

소속변호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