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유류분반환청구 사건의 판결문을 쓰다 보면 한 가지 의문이 들게 된다. 분명 공동상속인인 자녀들의 특별수익액은 모두 다른데, 왜 유류분 부족액은 모두 동일하게 나오는 것일까? 그리고 공동상속인들 중 배우자가 있는 경우에, 특별수익액이 분명 다른데도 왜 배우자인 공동상속인의 유류분 부족액은 자녀인 공동상속인의 유류분 부족액의 1.5배일까?

2. 논의의 전제

가. 유류분 부족액 산정 방식

유류분은 피상속인의 상속개시 시 가진 재산의 가액에 증여재산의 가액을 가산하고 채무의 전액을 공제하여 이를 산정하는바(민법 제1113조 제1항), 유류분액에서 해당 유류분권리자가 받은 특별수익액과 순상속분액을 공제하는 방법으로 산정한다. 그 구체적인 산정방식은 아래와 같다.

유류분 부족액 =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산액(A)×당해 유류분권리자의 유류분 비율(B)] －당해 유류분권리자의 특별수익액(C)－당해 유류분권리자의 순상속분액(D)

A = 적극적 상속재산액＋증여재산액－상속채무액

B = 피상속인 직계비속, 배우자는 법정상속분의 1/2

C = 당해 유류분권리자의 수증액 ＋ 수유액

D = 당해 유류분권리자가 상속에 의하여 얻는 재산액－상속채무 분담액

나. 순상속분액(D) 산정 방식

위 산정 방식 중 A, B, C의 산정과 관련하여서는 특정한 증여재산이나 유증재산이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산액(A)이나 당해 유류분권리자의 특별수익액(C)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법률적인 판단이 있을 뿐 달리 계산과 관련하여 논의의 여지는 없다.

다만 당해 유류분권리자의 순상속분액(D)의 산정과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순상속분액’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 개념에 대하여 민법에서 달리 규정한 것이 없어 논의가 있어왔고, 현재는 ‘피상속인의 사망을 원인으로 그 상속인이 실제로 확정적으로 얻은 순수익’으로 파악하고 계산 방식을 ‘당해 유류분권리자가 상속에 의해 얻은 재산액 - 당해 유류분권리자가 부담하는 상속채무’로 구성하는 데에 별 이견은 없다.

그런데 ‘당해 유류분권리자가 상속에 의해 얻은 재산액’을 산정하는 기준과 관련하여, ① 적극적 상속재산에서 유증재산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에 초과특별수익자를 포함한 모든 공동상속인의 법정상속분 비율을 적용하는 방식(법정설)과 ② 특별수익을 고려하여 조정된 구체적 상속분 비율에 따른 방식(구체설)의 견해 대립이 있었다. 그러던 중 대법원은 2021. 8. 19. 선고 2017다235791 판결에서 ‘공동상속인 중 특별수익을 받은 유류분권리자의 유류분 부족액을 산정할 때에는 유류분액에서 특별수익액과 순상속분액을 공제하여야 하고, 이때 공제할 순상속분액은 당해 유류분권리자의 특별수익을 고려한 구체적인 상속분에 기초하여 산정하여야 한다’ 고 판시하여 구체설을 택하였다.

한편 ‘구체적인 상속분에 기초하여 산정’한다 함은 “피상속인이 상속 개시 당시에 가지고 있던 재산의 가액에 생전 증여의 가액을 가산한 후, 이 가액에 각 공동상속인별로 법정상속분율을 곱하여 산출된 상속분의 가액으로부터 특별수익자의 수증재산인 증여 또는 유증의 가액을 공제하는 계산방법에 의하여”(대법원 1995. 3. 10. 선고 94다16571 판결) 산정하는 것을 의미하는바, 주로 상속재산분할심판절차에서 사용되는 개념이다. 이에 따라 순상속분액을 산정하는 계산 방식은 아래와 같다.

① 간주상속재산 = 적극적 상속재산액(유증재산 포함) + 공동상속인의 특별수익액(증여재산)

② 법정상속분액 = 간주상속재산 × 법정상속분 비율

③ 구체적 상속분액 = 법정상속분액 - 당해 유류분권리자의 특별수익액(유증재산 + 증여재산)

④ 순상속분액 = 구체적 상속분액 - 상속채무 분담액

다만, 위와 같이 구체적 상속분액을 계산한 결과 공동상속인 중 특별수익이 법정상속분액을 초과하는 초과특별수익자가 있는 경우, 그러한 초과특별수익자는 특별수익을 제외하고는 더 이상 상속받지 못하는 것으로 처리하되(구체적 상속분액 0원), 초과특별수익은 다른 공동상속인들이 그 법정상속분 비율에 따라 안분하여 자신들의 구체적 상속분액에서 공제하는 방법으로 구체적 상속분액을 조정하여 위 구체적 상속분 비율을 산출함(대법원 2022. 6. 30. 자 2017스98, 99, 100, 101 결정). 이렇게 안분한 결과 다시 2차 초과특별수익자가 생기는 경우에는 그 초과특별수익액을 1, 2차 초과특별수익자를 제외한 나머지 공동상속인이 그 법정상속분 비율에 따라 안분하여 부담하는 것으로 위 과정을 반복한다.

3. 의문이 드는 점과 그 이해

가. 의문점

유류분반환청구 사건의 판결문을 작성하며 위 과정을 거쳐 순상속분액과 유류분 부족액을 산정하면서 다음과 같은 의문이 들었다. ① 초과특별수익자가 있는 경우, 왜 그 초과특별수익을 다른 공동상속인이 안분하여 자신들의 구체적 상속분액에서 공제하는 걸까, ② 위와 같이 계산한 결과 초과특별수익자(주로 피고)가 아닌 공동상속인들(주로 원고들) 사이에 특별수익액이 다른 경우에도 왜 자녀인 공동상속인들 사이에서는 유류분 부족액이 항상 똑같을까, 그리고 ③ 배우자인 공동상속인의 유류분 부족액은 왜 자녀인 공동상속인의 유류분 부족액의 1.5배일까.

나. 사례

① 간주상속재산 27억 원 = 적극적 상속재산액 4억 원 + 공동상속인의 특별수익액 합계 23억 원(병 1억 원 + 정 2억 원+무 20억 원)

② 을의 법정상속분액 9억 원 = 간주상속재산 27억 원 × 3/9

병, 정, 무의 법정상속분액 각 6억 원 = 간주상속재산 27억 원 × 2/9

③ 구체적 상속분액 = 법정상속분액 - 특별수익액

이하에서는 위 각 질문에 대한 답의 빠른 이해를 위해 사례를 들어 설명해보겠다. 먼저 피상속인 갑이 사망하였고, 그 상속인으로는 배우자 을, 자녀 병, 정, 무가 있다. 따라서 공동상속인들인 을의 법정상속분 비율은 3/9, 병, 정, 무의 각 법정상속분 비율은 2/9이며, 을의 유류분 비율은 3/18, 병, 정, 무의 각 유류분 비율은 2/18이다. 갑의 사망 당시 적극적 상속재산액은 4억 원이고(계산의 편의를 위해 유증재산은 없다고 가정한다), 상속채무는 없으며, 공동상속인들의 특별수익액은, 을은 0원, 병은 1억 원, 정은 2억 원, 무는 20억 원(막둥이는 사랑이다)이다. 이를 근거로 순상속분액(D)을 산정해보면 위 표와 같다.

결국, 위 사례에서 법정설에 따르면 갑의 사망 당시 적극적 재산액 4억 원을 특별수익액에 관계없이, 을이 1.33억 원(= 4억 원 × 3/9), 병, 정, 무가 모두 0.88억 원(= 4억 원 × 2/9)씩 상속받게 되나, 대법원이 취하는 구체설에 따르면 을이 3억 원, 병이 1억 원을 각각 상속받게 된다.

이를 토대로 유류분 부족액 계산시 아래와 같다.

결국, 위 사례에서 을, 병, 정은 무를 상대로 자신들의 유류분 부족액인 을은 1.5억 원, 병, 정은 각 1억 원을 구할 수 있다.

다. 의문점과 그 이해

1) 초과특별수익자(무)가 있는 경우, 초과특별수익(14억 원)을 다른 공동상속인(을, 병, 정)이 법정상속분 비율에 따라 안분하여 자신들의 구체적 상속분액에서 공제하는 이유

이는 상속재산분할심판절차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즉 순상속분액이란, 구체적으로 피상속인의 사망에 따라 그 상속인이 실제로 확정적으로 얻은 순수익을 의미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구체설에 따라 당해 유류분권리자의 특별수익액을 제외하여야 한다. 그런데 위 사례의 무와 같이 자신의 법정상속분액(6억 원)을 넘는 초과특별수익(14억 원)을 얻은 경우에는 우리 민법상 위 금액을 해당 초과특별수익자로부터 다시 환수할 방법은 없다. 따라서 무로부터 을, 병, 정이 위 초과특별수익을 환수할 수 없으므로, 초과된(마이너스가 된) 14억 원은 결국 을, 병, 정이 자신의 손해로 계산할 수밖에 없다. 즉, 이미 간주상속재산(27억 원)을 계산하면서 무의 특별수익액(20억 원)을 더하였고, 무의 구체적 상속분액은 -14억 원이지만 이를 0원으로 계산한 이상 위 -14억 원은 산술적으로 누구에게든 분배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최종적인 계산액, 즉 갑의 적극적 상속재산액 4억 원의 분배가 맞게 되고, 그렇지 않으면 갑의 사망 시 적극적 상속재산액은 실제 4억 원뿐인데, 을 9억 원, 병 5억 원, 정 4억 원(합계 18억 원으로, 적극적 상속재산액 4억 원에 초과특별수익 14억 원을 더한 금액이다)을 나눠 갖게 되는 이상한 결과가 발생한다.

2) 공동상속인들이 자녀들인 경우, 유류분 부족액이 동일해지는 이유

유류분 부족액을 계산하다보면, 분명 자녀인 공동상속인들 간에 특별수익액이 다름에도 결과적으로 유류분 부족액이 동일한 결과가 발생한다. 그런데 이는 아래와 같이 수식으로 보면 너무 당연한 결과이다.

① 유류분 부족액 =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산액(A) × 유류분 비율(B)] － 특별수익액(C) － 순상속분액(D)

② 순상속분액(D) = 간주상속재산(E) × 법정상속분 비율(배우자, 자녀의 경우 B×2) - 특별수익액(C) - 상속채무 분담액(F)

다만, 초과특별수익자가 있는 경우엔, 그 초과특별수익액을 나머지 공동상속인들이 안분한 뒤 이를 공제(즉, 초과특별수익 안분액을 G라 한다)

= (E × B ×2) - C - G - F

결국, 위 수식을 합치면,

③ 유류분 부족액 = A × B - C - D

= A × B - (C + D)

= A × B - [C + {(E × B × 2) - C - G - F}]

= A × B - [C + (E × B × 2) - C - G - F]

= A × B - [(E × B × 2) - G - F]

결국, 위 수식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당해 유류분권리자의 특별수익액(C)은 결국 사라지게 되고, 남는 것은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산액(A), 유류분 비율(B), 간주상속재산(E), 초과특별수익 안분액(G), 상속채무 분담액(F)만이다. 그런데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산액(A)과 간주상속재산(E)은 공동상속인들에 관계없이 고정되어 있고(심지어 A와 E는 유증재산이 없고 상속채무가 없으면 서로 동일하기도 하다), 나머지 유류분 비율(B), 초과특별수익 안분액(G), 상속채무 분담액(F)은 자녀들인 공동상속인들의 경우 모두 동일하다. 따라서 자녀들인 공동상속인들 사이에서는 유류분 부족액이 동일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위 수식은 순상속분액(D)이 0원이 되는 초과특별수익자(다른 공동상속인들의 유류분 부족액을 반환해야 하는 당사자)에게는 당연히 적용되지 않는다.

위 수식을 앞선 사례에 더하여 보면, 병, 정의 유류분 부족액은 모두 1억 원이었던바, 27억(A) × 2/18(B) -[{27억 원(E)^[2] × 2/18(B) × 2} - 4억 원(초과특별수익 안분액, G) - 0원(상속채무 분담액, F)] = 3억 원 - (6억 원 - 4억 원) = 1억 원으로 같은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를 위와 같이 수식이 아닌,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더라도 당연한 결과이다. 유류분 부족액은 당해 유류분권리자의 유류분액에서 특별수익액과 상속으로 인하여 얻는 순상속분액을 제외하는데, 구체설에 따라 순상속분액을 계산하면, 특별수익액을 받은 만큼 순상속분액이 줄어듦으로 결국에는 특별수익을 더 받은 공동상속인은 그만큼 순상속분액이 줄어들어(위 사례에서 병은 특별수익액은 1억 원이고 순상속분액도 1억 원, 정은 특별수익액이 2억 원이나 순상속분액은 0원) 결국에는 유류분 부족액이 동일해지는 것이다.

3) 공동상속인들 중 배우자가 있는 경우

위 수식을 공동상속인들 중 배우자가 있는 경우에 대입해보자. 배우자가 있는 경우 위 수식에서 달라지는 것은 유류분 비율(B)이 자녀인 공동상속인들의 1.5배라는 점, 초과특별수익 안분액(G) 역시 분담비율이 자녀인 공동상속인들의 1.5배라는 점, 마지막으로 상속채무 분담액(F) 역시 분담비율이 자녀인 공동상속인들의 1.5배라는 점으로 모두 동일하므로, 결국 피상속인의 배우자인 공동상속인의 유류분 부족액은 피상속인의 자녀인 공동상속인의 유류분 부족액의 1.5배가 될 수밖에 없다(위 사례에서 배우자인 을의 유류분 부족액은 1.5억 원으로, 자녀인 병, 정의 유류분 부족액인 1억 원의 1.5배이다).

4. 마치며

처음 유류분반환청구사건의 판결문을 작성하면서 가졌던 의문점들인데, 위와 같이 정리하고 보니 새삼 당연하고 간명하다. 하지만 실제 재판에서 이를 주장하거나 판결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자녀인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특별수익액이 서로 다름에도 유류분 부족액이 동일한 경우에 혹시나 자신의 계산이 잘못되었을 것이라 오해할 사람들에게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1] 초과특별수익의 안분 방법에 관하여도 “구체적 상속분 기준설”, “초과특별수익자 부존재 의제설” 등이 있으나, 위 대법원 결정에 따라 초과특별수익을 다른 공동상속인들의 법정상속분 비율에 따라 안분하여 자신들의 구체적 상속분액에서 공제하는 방법으로 구체적 상속분액을 조정한다.

[2] 위 사례에서는 유증재산이 없고 상속채무 역시 없으므로, A와 E는 동일하다.

김준우 판사(대구지법 서부지원)

이름

로스쿨

출신학교

전공

변호사 자격 여부

경력

논문/저서